7. 엉덩이가 아래로 처져있는지를 살핀다.

8. 골반이 위, 아래 어느 쪽으로도 치우쳐 있지 않는지를 알아본다.

9. 가슴과 어깨 상태를 본다.

10. 몸의 무게 중심이 앞쪽, 또는 가운데, 아니면 뒤쪽 중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본다.

위 사항들을 꼼꼼하게 살펴본 다음 하나씩 설명을 해 준다.

그리고 어떻게 이러한 자세를 국선도 수련법으로 교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개괄적으로라도 설명을 통해 이해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열거한 10가지 사항 중에 제일 점검하기가 어려운 곳이 허리 관련 부분이다. 허리 진단은 지도자들 사이에도 견해차이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서 필자는 허리 문제만 국한하여 개인적인 지도 경험을 통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일차적으로 건강한 허리의 구조는 그림 2에서처럼 S자 허리이다.

S자가 아닌 허리는 따라서 정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이 아니라고 해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호흡하기에는 S자 보다는 꼬리뼈를 내리면서 1자 허리를 만들고 호흡할 때에 더 잘 된다. 다만 문제는 척추가 S자 형태가 아닌 1자 척추로 굳어졌을 때에는 탄력이 떨어져 허리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에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1자로 보이는 허리라도 실제로는 1자가 아닌 경우가 있다. 다리가 길고 허리가 짧은 사람, 키가 작은 사람들 중에는 겉으로 반듯해 보이나 실제 X레이 사진에는 S자 허리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또한 허리가 유난히 들어가 있으면서 만져보면 강한 근육이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허리는 꺾여 있는 것인가? 운동선수들 가운데에 S자 허리가 대부분이다. 일반인들 가운데에는 허리 문제로 고생을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허리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허리가 꺾여 있어 문제가 생기면 허리 앞 쪽의 장기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비장과 위 등 소화기 계통과 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허리가 꺾여 있는지 아닌지의 기준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그 기준은 골반의 구조와 상태, 그리고 척추 근육의 유연성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쉬운 예를 들어 가면서 설명을 해 보자. 골반은 몸의 주춧돌과 같다. 따라서 골반이 뒤틀리면 미골, 요추, 흉추, 경추까지 영향을 미친다. 즉 몸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골반이 주저앉거나 올라가는 것은 바르지 못한 자세에서 비롯된다. 소파나 의자에서 오랫동안 바르지 않는 자세로 생활해 온 사람들은 골반이 아래로 무너져 있다. 시간이 갈수록 엉덩이는 아래로 쳐지게 되어 허리와 척추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킨다. 발을 꼬아서 앉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골반이 옆쪽으로 뒤틀린다. 그래서 서 있는 모습이 반듯하지 않고 한 쪽으로 쏠려 있다.

하이힐을 오래 신는 아가씨들의 경우에는 골반이 반대로 위로 치켜져 올라가 있다. 따라서 허리가 심하게 S자 형태를 취하면서 꺾여 있다. 정상적인 골반을 가진 사람들은 자세가 일단 바르며 S자 허리를 가지고 있다.그리고 허리가 유연하며 엉덩이가 처져있지 않다. 그런데 허리 근육에 경직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첫째 문제 있는 사람의 경우를 보자. 이 경우는 상체의 무게가 허리로 쏠려 있으며, 상체는 심하게 재껴져 있고, 배는 튀어 나와 있다. 그리고 몸의 무게 중심은 발뒤꿈치에 쏠려 있다. 발은 팔자로 벌려져 있고 하체엔 힘이 없다. 허리가 경직되고 꺾인 대표적인 경우이다.

반면에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지만 허리가 꺾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운동선수들 가운데 이런 사람들이 많다. 하체가 튼튼하며, 허리가 심하게 재껴져 있지 않다. 이들의 골반은 어느 쪽으로도 뒤틀려 있지 않다. 무거운 물체를 받혀줄 수 있는 유연한 근육과 허리가 있기에 허리가 들어가 있고 근육이 강하게 경직되어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실제로 허리에 문제는 없다. 유도 선수나 씨름 선수 기계체조 선수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나) 바르게 앉기

앉는 방식은 대체로 a) 결가부좌, b) 반가부좌, c) 발가락 세우고 or 펴고 무릎 꿇기, d) 한 쪽으로 양발을 뉘어 앉기 e) 무릎 꿇은 상태에서 양발 양옆으로 꺾어 앉기 f) 한 발 펴고 한 쪽 발만 구부려서 앉기가 있다. 여기서는 a)와 b), c)에 한정하고자 한다.

나)-1 a), b) 자세의 원칙

1. 양 무릎이 바닥에 확실하게 닿아야 한다.[무릎이 닿지 않을 때엔 올린 발을 약간 늦추거나 반가부좌로 바꾼다]

2.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두 발은 무릎을 고정시키는 역할[쐐기를 박는]을 하도록 단단히 꺾는다.

3. 가슴을 자연스럽게 펴고 허리도 반듯하게 편다.[상체의 상기된 기운을 날숨으로 빼며 내린다.]

4. 상체는 앞으로 약간 숙인 상태가 되어야 한다.

5. 상체의 무게가 떨어지는 방향은 단전과 회음이며 지탱하는 몸의 부위는 엉덩이가 아닌 허벅지와 무릎이고 힘이 실리는 부분은 용천이다.

6. 목 뒤쪽은 늘려 세우고, 턱은 쇠골 쪽으로 내린다.

7. 마지막으로 백회와 단전이 위아래, 한 통로로 통하게 하면서 단전에 의식을 집중한다.

나)-2 c) 자세의 원칙

1. 양 무릎이 떨어지지 않게 앉는다.

2. 양 발 뒤꿈치가 서로 붙도록 한다.

3. 몸의 체중을 무릎과 발가락이 받도록 한다.[어께나 허리에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한다.]

4. 백회와 단전이 하나로 통하게 하며 단전에 의식을 집중한다.

다) 바르게 눕기

“눕기의 기본 원칙”

1. 누울 때에는 의식을 단전에 두고 양 무릎을 붙여 항문이 이완되지 않도록 하며 눕는다.

2. 단전에 의식을 둔 채 양 발은 약간 벌리며 팔은 자연스럽게 옆에 두고 눕는다.

3. 발뒤꿈치를 밀어서 양발을 세운다.[발은 나무의 뿌리와 같다.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 발이 느슨해져 퍼지게 되면 항문 또한 이완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4. 어께와 무릎에 힘이 가지 않도록 한다.

5. 허리가 들뜨지 않도록 가슴과 명치 아래 근육의 힘을 뺀다.

라) 몸의 유연성 기르기 및 하체 단련 기본 동작 (외공 수련의 활성화)

가)와 나) 다)의 기본자세를 익히기 위해 틈틈이 수련 전후로 하여 조금씩 준비시키는 동작이 있다. 그것은

ㄱ) “등 구르기”와
ㄴ) 골반 바로잡기 운동
ㄷ) “발, 발가락, 발목 강화 훈련”,
ㄹ) 어께 풀어주기이다.

ㄴ)과 ㄹ)은 기혈순환유통법과 행공 동작을 통해 서서히 풀어가도록 한다. 이러한 기본 수련 외에 하체 단련을 위한 본격적인 훈련은 “외공”이 최선이다. 외공의 기초를 익히도록 단계적으로 일 주에 한 두 번씩이라도 5분 내지 10분 정도를 할애하여 보법에서부터 시작하여 화중법까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외공 수련은 발과 발목을 포함한 하체단련과 심폐기능의 확장, 그리고 근력과 지구력, 순발력 등을 강화시키는 데 더 없이 좋은 수련이다. 수련생 대부분의 경우는 기초 체력과 근골에 문제가 있다. 강인한 체력은 하체가 뒷받침해 줄 때에 가능하며, 부실한 하체를 가지고 단전호흡을 시작하는 것 보다는 외공 수련을 통한 하체를 강화시켜 나가면서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 아닐까 싶다.

ㄱ) 먼저 등 구르기는 몸 전체를 유연하게 힘을 빼게 해주는 동작으로 뒤틀린 자세 교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최대한 몸을 공처럼 둥글게 말아서 구르는 방향으로 연습을 해야 한다. 수련생 가운데에는 비만 또는 등의 경직이 심해서 구르기가 쉽지 않은 분들이 있다. 그래서 구르기의 시작은 첫째,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양 팔을 무릎 사이에 가볍게 넣고 부드럽게 구른 다음, 돌아올 때에 발로 몸통을 받혀서 앉지 않고 발바닥을 바닥에 놓고 엉덩이로 앉은 상태로 등 구르기를 계속 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10회~20회씩 하다가 60~100회 까지 늘려가도록 한다.

등 구르기가 잘 되면 그 다음 단계로 양손으로 발목에 깍지 껴서 잡은 다음 몸을 굴렀다가 돌아올 때에 엉덩이를 뗀 채로 앉는 방식으로 구르기를 한다. 구르기를 할 때에는 몸이 비틀어지지 않도록 기준점을 정하고 구르는 것이 좋다. 만일 자주 어느 한 쪽으로 쏠리게 되면 반대쪽 어께에 약간 의식을 두면서 몸이 쏠리지 않도록 한다.

호흡은 들이 마시고 구른 다음, 머리를 최대한 무릎에 밀착시키면서 충분히 토하고 다시 들이 마신 다음 구르도록 한다.
 

ㄴ) 발, 발가락, 발목 강화 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 훈련은 수련 전후 시간을 이용하여 하도록 한다. 먼저 벽에 양 손을 대고 양발을 최대한 멀리 발뒤꿈치가 바닥에 뜨지 않을 정도로 멀리 뻗는다. 머리를 들고 먼저 오른쪽 발꿈치를 굽혀 왼발만 쭈~욱 바닥에 붙도록 하여 오른쪽 정강이와 장단지에 자극을 준다. 반대로도 한다. 이 동작을 5회에서 10회 정도 한다.

그 다음 같은 상황에서 양 발을 모은다. 그런 다음 양발까락을 동시에 세워서 발가락에 최대한 자극이 가도록 한다. 이 동작 또한 5회~10회 한다.

마지막으로 벽에 팔을 댄 상태에서 오른발만 앞으로 90도 각도로 세우고 왼발만 쭈~욱 펴서 왼발 허벅지와 정강이를 늘리면서 자극시킨다. 3~5회 정도 하며 양발을 바꿔가며 한다.

(2) “단전호흡 수련”[입문 호흡]

국선도 정각도 수련의 백미는 단전호흡에 있다.

호흡행공 전후에 하게 되는 기혈순환유통법(준비, 정리운동)은 단전호흡을 잘 하기 위함이다. 준비운동은 손끝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온 몸에 고루 자극을 주면서 단전을 일깨워 호흡을 하기 위한 동작이며 정리운동은 단전행공으로 축기된 기운을 몸 구석구석에 고루 유기(流氣)시키는 일이다. 준비운동 이후에 마음을 내리고 호흡에 들어간다. 단전호흡은 “본래의 호흡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호흡 수련이다. 힘을 주어 호흡하는 경우에는 횡경막이 경직되기 쉽디. 입문호흡은 자연스러운 평상시 호흡으로부터 시작하여 마음을 가라앉혀 점차적으로 단전호흡에 적응해 나가는 방법이 좋다.   “풀 쑤기 입문호흡” : 복압이 별로 없는, 기운이 빠진 단전에서 왕성한 생명 에너지인 정(精)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다. 精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마치 풀을 쑤는 일과 비슷하다. 풀을 쑤려면 먼저 냄비에 적당히 찬물을 붓고 밀가루를 서너 수저 넣는다. 그리고 약한 불에 올려놓은 다음, 주걱으로 천천히 젖게 되면 묵직해 지면서 풀이 만들어진다. 호흡 또한 이와 같다. 밀가루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米)이며, 물은 공기(靑)이다. 단전은 여기에서 냄비에 해당된다. 그런데 풀을 쑤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하다. 단전에 정(精)을 충실하게(精充)) 하기 위해서는 불이 있어야 한다. 기운을 양성하는 일은 단순히 아랫배만 개구리처럼 불쑥불쑥 들어 올리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그러한 호흡은 복부운동에 지나지 않으며, 여기에 힘이라도 가해지게 되면 장부가 상하기 쉽다. 단전호흡에서 불(열)은 정신 집중으로 얻어지게 된다. 집중이 되면 될 수록 이 열은 점차적으로 강하게 되어 불씨를 만들어 낸다. 이 불씨를 꺼지지 않게 살려가면서 풀을 쑤는 것이다.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힘이 아닌 마음으로 아랫배를 부풀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일이 쉽지 않으므로 처음에는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면서 부풀어 오르는 숨의 흐름을 먼저 느끼고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흐름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마음을 실어 자연스럽게 호흡을 한다. 차츰 간절한 마음으로 한 호흡 한 호흡에 마음을 실어서 호흡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집중력이 생기며, 여기에서 숨의 꼭지점 한 점에 정신을 집중함으로써 힘이 아닌 기운으로 호흡을 하게 되는 것이며 강한 열기가 발생하게 된다. 단전호흡은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여 호흡을 하는 일이다. 그러나 입문호흡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 일이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초심자의 경우에 있어서는 배꼽을 중심으로 평소처럼 습관적인 호흡을 하면서 의식을 아래로 내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연후에 점차적으로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의식이 단전을 향하게 되면 호흡은 아래 단전 쪽으로 차츰 내려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열기란 단전호흡이 아닌 복식호흡을 한다 하더라도 집중만 하게 되면 열기는 발생한다. 열기가 배꼽 아래에서 발생할 수 있도록 의식을 조금씩 아래 쪽, 단전으로 집중해 내려간다.

입문호흡은 이렇게,

가) 힘을 가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호흡을 하면서

나) 들어오고 나가는 호흡의 흐름을 바라본다.

다) 호흡이 안정되면 아랫배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면서

라) 숨을 이끌어 가는 한 점에 마음을 실어 호흡을 하도록 한다.

바) 처음엔 누워서.. 다음에는 차츰 서서 어께 넓이 11자 자세를 취하고 중기단법 행공표에 따라 호흡을 하게 한다.     ( * 동작이 호흡에 앞서는 일이 없도록 한다.)

(3) 기혈순환유통을 위한 본 준비

국선도 수련은 남이 대신 해줄 수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련원에서는 스스로 자신을 가꾸고 닦아가는 법을 익히고 배워 나가야 한다. 수련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련 방법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수련방법은 조각가의 작업과도 같다.

조각은 망치와 정을 가지고 원석을 쪼아 마음속 구상한 작품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지루하고 힘든 작업이다. 한 번 잘 못 두드리면 크게 잘 못 되어 작품을 버릴 수도 있다. 한 번씩 내리치는 망치 소리에는 고도의 집중력과 정성 그리고 신중함이 배어 있다. 하지만 한두 번 망치를 때려서 작품이 완성되지 않는다. 수 십 번, 수 천 번, 수 만 번 크고 작은 망치를 두드려가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작품 하나를 완성한다. 국선도 수련이 그렇다. 한 동작 한 동작, 한호흡한호흡 속에 온 마음을 실어서 극도의 정성과 혼신의 땀을 흘려야 하는 수련이기 때문이다.

조각을 배우기 위해서는 조각가들의 작품 만드는 과정을 잘 보면서 (가) 눈으로 익혀야 한다.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나)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져 가는지 전체 과정을 살펴보고, (다) 만들어진 작품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본다. 그리고 (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따라 해 본다. 망치를 드는 법, 정을 다루는 법부터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따라하는 것이다. 잘 되지 않으면 묻고 또 다시 망치와 정이 손에 익도록 느긋한 마음으로 익혀간다.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익히는 일 또한 이와 같다. 먼저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보면서 쉬운 동작은 따라하도록 놔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설명을 해 주려고 한다면 자칫 수련을 익히기도 전에 질리고 부담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러므로 간단한 설명을 해 준 다음 조금씩 자신의 몸에 맞게 따라하도록 하고 질문이 있을 때에만 적극적으로 답한다. 없는 질문을 먼저 제기하여 설명해 주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3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기혈순환유통법을 익힐 수 있도록 멀리보고 지도에 임하면 된다.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서너 차례는 지도자가 그 타임 전체 수련생들에게 직접 준비동작과 정리운동을 육성으로 지도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끔 중기 후편 또는 건곤 이상을 수련하는 수련생들 두 명 또는 세 명을 앞에 세워 동작씩 하게 한다. 틀린 동작은 지도 사범이 일일히 지적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하기도 한다. 지적해 주어야 할 중요한 동작 한 두 가지는 종합적으로 끝나고 지적해 주면 나와서 했던 수련생은 물론, 초보 수련생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지도를 해 주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해서 한 달 정도 지나면 이때부터는 필요한 지적만을 가끔 해 주면서 지도해 나간다.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지적만이 유의미하다.

(4) 항문 단속

수련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언제나 유념해야 할 부분은 항문 단속이다. 항문 단속만 잘 해도 밖으로 기운이 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금씩 모인다. 세상이 평화롭게 보일 때에는 잘 먹고 잘 싸는 때이다. 먹은 음식만 잘 배출시킬 수 있어도 큰 근심 걱정이 없다. 항문에 문제가 있으면 변비와 치질, 치루 탈항, 항문 소양증 등, 이만저만한 고생이 아니다. 항문의 문제는 항문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주변 장기들 또한 편치 않게 된다. 항문에 문제 있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누적되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풀지 못하는 데 있다. 균형 잡힌 몸, 즉 상허하실(上虛下實)의 몸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문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항문의 수축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항문이 느슨하게 풀어져 있거나 벌어져 있게 되면 복압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타이어 공기 주입구에 문제가 있어 바람이 세어 나가는 것과 같다. 공기압이 떨어지면 차가 정상적인 속도를 낼 수 없다. 사람도 배에 힘이 빠지면 거동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운이 생기려면 우선 항문단속만 잘해도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몸의 전반적인 균형이 깨지면서 항문 수축력에 문제가 생긴다. 항문 수축력은 소화, 비뇨기 계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정력과 직결되어 있다.

항문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다음 같은 몸의 상태에 있을 때에 그렇다.

1. 하복부에 탄력이 없다.

2. 엉덩이가 부실하다.

3. 걸음걸이가 바르지 못하다.(팔자걸음을 한다.)

4. 턱을 쳐들고 다니며, 입을 벌리고 있다. 위 세 가지 현상들은 모두 하체의 부실, 뒤틀린 골반에서부터 비롯된다.

먼저 1의 경우, 하복부가 꺼져 있거나 꺾여 있는 사람은 복압에 문제가 있다. 골반저근이 이완되어 항문의 수축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이다.

두 번째로 엉덩이가 부실한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가) 골반이 뒤쪽으로 내려 앉아 엉덩이가 아래로 처져 있는 경우,

나) 엉덩이 살이 빈약하거나 있어도 탄력이 떨어지는 엉덩이. 건강한 엉덩이는 크고 항문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다.

세 번째, 팔자걸음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고관절이 뒤로 물러나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앞쪽 골반이 벌어져 있다. 골반저근이 처지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항문 수축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자세이다. 네 번째, 항문은 제 2의 입이다. 입은 먹고 마시고 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닫고 있어야 한다. 대장 내시경을 할 때에 의사 선생님의 첫 번째 주문이 “입을 벌리세요.”인 것을 보아도 항문과 입이 밀접한 상호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옛날 양반들은 몸가짐에서 입모양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어야 할 것이며 말을 할 때에는 잇몸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바보들은 몸의 기운이 다 빠져 나가 버렸기 때문에 입을 벌리고 턱을 들고 다닌다.

그러므로 항문은 호흡 수련을 하는 데 있어서 언제나 신경을 써야 하는 단속대상 1호이다. 항문 관리는 수련의 성패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단전호흡에 있어서 항문 관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속차원이며 두 번째는 항문강화 차원이다. 문단속을 잘 해야 기운이 빠져 나가지 않고 단전에 기운이 모이는 것이기에 항문단속은 어디까지나 단속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입장은 항문 관리를 단속 차원을 넘어서 가진 보물을 안 뺏기려고 자물쇠로 굳게 잠그고 지키려고 하듯이 한다면, 하복부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결국 항문에 경직을 초래하게 한다는 이유에서 그렇다. 하지만 단속만 하는 일에는 소극적 방어 수준을 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때로는 적극적으로 항문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항문을 강화시키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가) 하체를 단련시키고 골반을 바로잡음으로서 항문을 강화시키는 방법이다.(가장 바람직한 방법) 나) 항문 수축운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일이다. 그러나 강한 항문수축은 누구에게나 권하기 어렵다. 연세가 들어 현저하게 골반저근이 이완되어 있는 경우에만 예외가 될 수 있다. 항문수축(收縮)은 글자 그대로 항문을 “오그리는”, 또는 ”움츠리게” 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항문수축을 말한다면, 힘을 주면서 항문을 조이는 일은 피해야 한다. 노약자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항문을 “바짝 오그리면 되는 것”이지 힘을 가해 조이는 일은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항문을 오그린다.” 또는 “수축한다.”의 의미는 다음의 두 경우를 염두에 두면 된다.

가) 오줌을 누다가 갑자기 중지 시켜야 할 때,

나) 방귀가 막 나오려 하는데 나오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