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국선도 명상, 호흡명상인 좌사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명상호흡 1에 이어서)

국선도 단전호흡은 세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의 정신을 단전에 모으는 일, 즉 집중력 강화 기능이며,

둘째는 단전을 중심으로 호흡을 함으로써 심신의 경직을 풀면서 마음을 내리는 기능이며,

셋째는  호흡의 진폭을 늘리는 일입니다. 단전호흡의 백미는 진폭을 늘리는 데 있습니다. 무심의 자리인 단전에 마음을 붙들어 매어 놓음으로써 심신의 안정을 꽤하고 부단한 축기를 통해 자아의 외연을 개전일여가 될 때까지 무한히 확장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기능을 단전호흡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의미의 명상은 첫 번째에 해당이 됩니다.
명상은 정신을 한 곳으로 집중시킴으로써 심신을 이완시키는 일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이 집중으로부터 잡다한 생각과 상념, 감정 등이 사라지게 됩니다. 또한 심리적, 정서적 안정이 수반됨으로써 병약한 이들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으며, 정신 수련을 하는 이들은 깊은 정신  세계로 침잠해 들어갈 수가 있게 됩니다.

국선도의 단전호흡은 이러한 집중력에 덧붙여 기운의 양생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기운이란 생명을 유지시키는 힘이며 생명활동을 뒷받침해주고 강화시키는 에너지입니다. 우주로 나가는 로켓이 강력한 에너지가 없으면 대기권 밖으로 나갈 수 없듯이, 축기된 강한 힘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인간의 정신세계 확장은 불가능합니다. 엄청난 파워를 가진 발사체가 되기 위해서 로켓은 완벽에 가까워야 합니다. 완벽한 로켓은 다름 아닌 우리의 몸입니다. 우리의 몸이 한 군데라도 경직이 되 있다면 발사는 어렵습니다. 단전호흡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경직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좌사법은 이렇듯 심신의 이완을 시켜 축기를 하는 호흡을 말하며, 그것을 달리 표현해서 마음 밭을 가꾸는 수련이라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청산선사님은 심전선화(心田善化)를 늘 강조하셨습니다. 마음의 밭을 선하게 가꾸는 일, 심전경작을 하지 않으면 수련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움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좌사법은 이렇게 축기를 통해 심신의 경직을 이완시킴으로써 몸을 유연하게 하고 마음을 선하게 하는 수련법입니다.

국선도에서는 육체의 경직을 이완시키는 수련을 정각도 수련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육체의 경직이 겉으로 보기에 잘 풀어졌다 해도 마음의 밭이 온전히 경작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심신의 경작은 개전일여의 상태가 될 때까지 끝없이 풀어지고 또 풀어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 풀어지는 정도에 비례하여 호흡의 진폭은 늘어나는 것이며, 그 진폭은 내가 자연의 실재와 하나 될 때까지 그 한계가 없이 확장됩니다. 이 확장을 가능하게 해 주는 기능이 국선도 단전호흡입니다. 즉 축기를 통한 진폭의 확장(자아의 외연 확대)인 것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확장시키는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 가면서 수련해 나가는 방법이 국선도의 좌사법입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 본다면, 축기하는 일은 좌사법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선도의 모든 수련이 하나의 목적, 즉 집중과 축기를 통한 극치적인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 숭고한 도덕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국선도는 공허하거나 맹목적이기 쉬운 그러한 명상이 아닌 자기검증이 가능한(self-verifiability) 가장 실증적 명상 수련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