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고3이 되는 아들은 자주 자기 소지품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는다.

그리고는 학교가기 1분전에 혹은 렛슨가기 1분전에 내 교통카드 어디있지, 내 체육복 어디있지, 내 축구화는, 교과서는 노트는…….

어떤 때는 급한 마음에 찾아 주기도 하곤 하지만, 없어진 물건을 새로 구입하는 일은 수련을 계속하는 수도인 이라 하여도 엄마인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방학 때는 속상한 마음에 복규 머리에는 돌만 들었지 하고 놀려 주었다.

그랬더니 엄마는 12개의 음도 기역을 못한다고 도리어 엄마가 돌이라고 놀린다. 절대 음감인 아들이 입장에서는 12개의 음을 기역 못하는 엄마가 돌처럼 느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는 12개의 음이 아니라 100개의 음이 있는 것 같아 어렵다고 말하였다. 그랬더니 피아노 건반은 88개인데 낮은음과 높은음이 차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물건을 찾아도 돌이라는 말은 하지 말고 차분하게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이 어디있지 기억나게 말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