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그것이 뭔지 모를 때 사람을 애틋하게 만드는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그것이 무엇인줄 조금 알았을 때에 피곤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피곤함이 사라지고 지푸라기를 들 정도의 여유가 생기게 되면,

또 다시 그리움이 서서히 일어나게 만드는 그러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에 발목이 잡혀 일생을 사랑과 실랑이를 벌리다 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진정으로 사랑이 무엇인 줄을 깨닫게 될 때에는 좋고 싫은 감정마져 사라지고,

그냥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모든 것을 포근하게 품어주는 상태가 됩니다.

아무런 토를 달지 않고 말입니다.

왜냐구요? 상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생각의 허망함을 깨닫고,

주어진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자기 관리에 충실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그렇고 그런 것"(a so and so)이 아니라, "그러 저러한 것"(the so and so)입니다.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이에게 사랑은 "그러 저러한 것", 그대로 편한 것이지만,

그렇지 못 한 이에게는 사랑은 단순한 도피처로 이용되는 "그렇고 그런 것"일 뿐입니다.

-길 복음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