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이란 이름이 좋다.
“길”은 한 글자로 되어 있으나 그 뜻이 깊고, 막연한듯하지만 애매하지 않아서 좋다.
“길”은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면서도, 따듯하고 푸근한 여운을 잃지 않고 있기에
나는 “길”이 좋다.

“길”은 어디를 가나 더불어 있으며, 누구에게나 개방적이다. 그는 누구나 적대감 없이
잘 어울린다. 거기에는 아무런 의도나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냥 그대로 모두를 품어주는 한결 같은 자기모습이 있어서 좋다.

베풀되 바라지 않고, 보여주되 간섭하지 않으며,
존재하되 드러내려고 애쓰지 않으니,있으면서 없고,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있는 공기와도 같아라.

“길”은 살아 있다. 그래서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생기기도 한다. 흐르는 물처럼 생성소멸을 하기에 항상 새롭고 생기에 가득 차 있다.

길”은 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길”은 무엇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는다. 그는 부분으로 있지 않기에, 부분으로 보고, 부분으로 듣고,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전체로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므로 그에겐 고집도, 이루어야 할 목적도 없다.

그래서 나는 “길”이 좋다. 나는 그러한 “길”과 같이 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길”이 “길”을 찾는 아이러니.
길”의 서글픔이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