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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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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꾼다.
등록자 無厚堂 등록일 2017-08-29 17:09



나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꾼다. 

- 국선도와 함께 -

 


국선도 여의도 수련원

수련원장 김내균

오륜빌딩 1004, 02-780-9004




   

 

 적폐청산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던 쓰레기를 치운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묵은 빚을 받아낸다는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 근래에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적폐청산의 주장이 일리 있는 것은 분명한데 선뜻 주저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적폐 해소 주장을 박 전 대통령이 시작해서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모두 적폐청산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 마땅히 같아야 할 청산의 대상이 서로 다른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적폐는 정치적 이념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파는 강성 노조와 정치가, 좌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적폐 척결을 주장하고, 좌파는 부()의 편법적 세습과 노동자 착취, ()의 편중과 정경유착, 권력 남용 등의 비리 청산을 주장한다. 적극적인 적폐 청산론자들 가운데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뿐 아니라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독재정권,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며 이루어진 다양한 대형 부조리 또는 사라져야 할 폐습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역사의 발전은 과거의 진실규명을 통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의 역사를 만들어갈 때 가능하다. 때문에 과거의 중요한 사건들의 진실을 밝히고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그러나 진실규명은 청산과는 분명 다르다.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사실을 드러내 밝히는 것이지만, 청산은 시비곡직을 따져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일이다. 비리와 잘 못을 저질렀으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적폐는 겉으로 들어난 현상적인 원인과 밖으로 나타난 이 모든 비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실질적인 원인이 있다. 실질적인 원인을 찾아 근절하지 않으면 적폐청산은 의미가 없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면역력을 키우는 일이 근본적인 대비책인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니겠는가!

 

일반적인 의미에서 적폐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저질러온 폐단과 악습, 부패와 비리다. 그것은 가부장적이며 권위주의적인 폐습, 일반 서민들의 공분을 야기하는 을에 대한 갑의 허세와 농락,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태도, 권력을 가진 자들의 오만과 독선, 이기적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등을 의미한다. 이런 관행과 폐습들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청산의 대상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관행과 폐습을 저지른 집단이나 사람들을 처벌한다고 해서 적폐가 청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중요한 점은 처벌에 앞서 근본적인 원인 규명을 하고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정부패 척결을 천명하지 않았던 정부가 단 하나라도 있었던가? 그러나 정권이 끝날 무렵에는 예외 없이 척결을 외치던 대통령들은 어떠했는가? 대통령 자신들, 아니면 가까운 일가 친인척들이 대부분 교도소로 가지 않았던가?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되는 모든 현상들은 적폐의 겉모습일 뿐 실체(reality)는 아니다. 드러나는 적폐를 아무리 깨끗이 청산한다 해도 적폐는 사라지지 않는다. 적폐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청산은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적폐의 원인이 우리들 자신에 있기 때문이다.
적폐는 한 개인이나 어느 한 집단이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다수의 묵인 또는 동조가 있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폐 현상은 크게 보면 우리 모두가 지은 공업(共業)이며, 우리 모두가 공범인 것이다. 흉악범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사회, 교육 문화적 환경과 무관할 수 없다. 한 사회의 각박한 생존 여건이 범죄자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정치 권력형 비리가 많게 된 데에도 이유가 있다. 일제 36년의 지배와 6.25 전쟁을 겪는 동안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못 먹고 못 배우고 멸시받으며 살아오는 동안 권력과 돈만에 탐착해 오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의 의식을 업그레이드 시켜 공존의 시대정신에 맞는 시민의식을 지니고 살아야 한 시점에 와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중시하는 성숙한 민주적인 사고방식, 권위주의로부터의 탈피와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적 나홀로주의로부터 탈피, 교통법규 준수와 같은 공동생활의 기본을 잘 지키는 질서 의식이 고취되어야 하며 편법과 같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정성을 해치는 개인이나 집단이기주의적 관행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공리(公利)가 사리(私利)에 앞서게 됨으로써 함께 잘 사는 공생(symbios)의 길이 열 수 있는 의식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렇게 될 수 있다면 100%는 아닐지라도 적폐 해소의 문제를 위한 근사의 접근은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적폐청산을 외치는 이들 가운데에는 이완용 후손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의 몰수를 들고 있다.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은 주범이기 때문이고 그 일가들이 물려받은 부정한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완용이가 죽일 놈이지만,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도록 다른 조선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를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힘이 없어서 보고만 있었던가? 저항할 힘이 없었다면 그것은 누구 책임이었을까? 이완용과 을사오적인가? 아니면 99인의 친일파?

일본에 나라를 강탈당한 원인은 힘없는 조선이며, 힘을 키우지 못한 조선의 위정자들이며, 그런 위정자들이 나오게 한 나라, 2,200만 조선인 모두가 죄인이 아니고 무엇일까? 그렇다면 미국이나 중국, 소련, 일본 등의 강대국 입김에 놀아나지 않고 자주 국가의 위상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임 소재를 따져 벌을 주고 합당한 처벌을 하면 끝나는 것일까? 무엇이 더 시급한 일일지를 냉철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일은 지나간 일의 과오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지만, 근본 원인을 규명하여 우리 자신의 역량과 힘을 기르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다. 시비를 따지는 일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그 힘을 기르기 위해서 흥사단(興士團)을 만드셨고, 선비, 즉 올곧은 교육자들을 양성하여 개인과 나라의 중심을 힘으로 바로 세우고자 했다. 그 힘은 권력이나 금력과 같은 힘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세우고 자기 관리에 소홀함이 없는 심신이 건강한 개인, 공익을 앞세우고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공존해 나가는 공생의식이 바로 선 선비정신이 투철한 정의로운 개인을 뜻한다. 건강한 개인이 모여 나라를 힘 있고 강건하게 만드는 것이지 국가가 개인을 건강하게 만드는 직접적인 길은 없다고 도산은 본 것이다.

 

그래도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면 정치인이 아닌 명망이 있는 일반 시민이 주도해하는 것이 좋다. 정치인들 가운데 누구도 적폐를 운운할 만큼 깨끗하고 청렴한 사람은 없어 보인다. “도토리 키 재기가 아닐까 싶다. 국회와 청문회장에서 호통을 치던 국회의원들, 정치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온 법조계 인사들, 고위 공직에 있던 인사들이 막상 국무총리, 장관, 감사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국정 원장, 검찰총장 등 국무위원 내정자로 인사 청문회에 나왔을 때 병역비리,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이권개입, 음주운전 등 한 두 가지 이상에 연루가 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인들은 적폐청산을 운운하는데 그 누구보다도 더 신중하고 자중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황제내경(黃帝內經)불치기병 치미병(不治已病治未病)’이라는 말씀이 있다. 이미 병이 된 것을 치료하지 말고, 병이 나기 전에 치료하라는 충고다. 의성(醫聖) 허준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상의(上醫)는 오지 않은 병, 미병(未病)을 치료하고 하의(下醫)는 이미 병에 걸린 환자를 치료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병(未病) 치료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병이 든 상태는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장차 질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질병을 우선적으로 예방하라는 지혜로운 신의(神醫), 즉 상의(上醫)의 치료법인 셈이다.

   

병의 원인은 적폐의 원인과 같다.

병은 적폐와 마찬가지로 모두 순리에 따르지 않는 나대로, 나 홀로 방식의 고집으로부터 비롯된다. 불규칙적인 취침과 식사, 원만하치 않은 대인관계, 넘치는 이기심,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정신적, 심리적인 리듬을 흐트러뜨리게 한다. 그 결과 중심이 흔들리게 된다. 적폐는 소수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며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특정 집단의 자기중심적 욕심이 만들어낸 폐기물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공존과 공리를 따르는, 순리에 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시킴으로써 치미병(治未病)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적폐 청산을 외치는 사람들은 남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들여다보고 자신부터 반성하고 변화할 수 있는 태도, 코페르니쿠스적 전회가 필요하다.

 

누구를 탓할 병 없고, 누구를 탓할 적폐 또한 없다. 모든 원인을 내 안에서 먼저 찾고자 한다면 적폐는 사라질 수 있다. 외부의 개혁과 변화는 내 안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함으로써 이루어 질 수 있다. 그 변화는 스스로를 돌보며 스스로 강해지고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빛이 되어 영향을 주면서 함께 강해지려는 자기 개혁과 관리에 의해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자기관리를 위한 최선의 프로그램이 수천 년 우리의 전통 문화 속에 이미 자리매김을 해오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몸을 고르고 마음을 고르고 호흡을 고르게 함으로써 어느 방향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덕을 체득함으로써 극치적인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 그리고 넘치지 않고 흔들림 없는 숭고한 도덕력을 구비하게 하는 국선도 수련법이다.

 

국선도는 나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고, 나를 바꾸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우리 민족의 자부심임과 동시에 미래의 꿈이며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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