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의 훈(訓)

국선도의 훈(訓)은 말씀 언(言)에 내천(川)이 합하여 만들어진 단어로 "가르치다", "새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상을 물 흐르듯 유연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말씀이 곧 훈(訓)이다.

이 훈(訓)은 국선도의 정신을 함축하고 있다.

正心, 正視, 正覺, 正道, 正行 : 모두 바를 정(正)자로 시작하고 있다. 바르지 않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심신의 건강을 유지시킬 수 없음을 국선도의 訓은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바르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어긋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건물이나 몸의 구조가 바르지 않으면 오래 지탱할 수 없다. 건강한 사람은 몸의 자세가 바름으로 바른 마음을 지니게 된다. 역으로 마음이 바르면 몸의 자세는 마음 따라서 바르게 되는 이치와 같다.

正의 본성은 中이다.
바르다는 것은 치우침이 없는 균형이 잡혀있는 상태를 말하다.
中이 깨지면 뿌리가 흔들리게 되고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국선도 수련은 치우친 중심을 바로잡아 심신의 건강을 회복시켜 주며 아울러 中에서 벗어나지 않는 법을 터득하게 하는 수련법이다. 최선의 삶, 행복한 삶, 건강한 삶은 中을 지키는 이치의 터득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의 산물, 또는 그 자신이 자연이므로 천지자연의 이치를 역행할 수 없다.
자연의 이치는 中을 지키는 일이며 그것은 이미우리 마음속에 이미 내재해 있다. “인간은 소우주이다.” 라는 말씀이 곧 그런 의미이다. 그것을 어기면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무엇을 해서는 안 되고, 무엇을 행하여야 하는가를 아는 문제는 자신의 마음에 그 해답이 있다. 물론 무언가에 정신을 잃고 빠져 있는 경우라면 사정은 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비록 무언가에 정신이 홀려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지를 조금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일상적으로 바른 마음을 가질 때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활발하며, 생기가 돈다. 반면에 바르지 않는 마음을 갖거나 행동할 때에는 위축이 되거나 불안하거나 편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이른바 양심에 거리끼게 되기 때문이다. 몸이란 이렇듯 자신의 마음 상태를 그대로 한치의 오차 없이 반영해 주고 있는 것이므로 조금만 신경을 써서 몸을 살피면 자신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가를 상당 부분 정확히 이해할 수가 있게 된다.  따라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도 스스로 얻을 수가 있다.

더 나아가서 국선도의 訓은 단순히 “바르게 그리고 착하게 살아라.”는 윤리 도덕적인 훈시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훈은 먼저 내 마음 그릇인 몸을 강건하게 하여 마음을 건전하게 만드는 내면의 규범이다. 더 아아가서 그것은 우리들 마음 그릇을 더 크게 만들고 그 외연을 우주 자연에 이르게 하여,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되게 하는 길잡이 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연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삶, 하늘 사람으로서의 삶을 통하여 소아(小我)의 틀을 깨고 자연의 흐름에 동참하는 사람, 선인 즉 하늘 사람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는 등대요 나침반, 자동항법장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