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입문

- 효과적인 국선도 수련 시작을 위해 -

국선도 여의도 수련원

수련원장 김내균

국선도는 인간의 정신을 고양시키고, 하늘의 진리를 육체를 통해서 구현하고 드러내는 수련법입니다. 국선도 수련 체계 속에는 철학과 종교적인 요소뿐 아니라 심신의 변화를 경험으로 입증할 수 있는 실증과학적인 방법까지 하나의 체계로 잘 짜여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건강유지 차원의 수련법을 넘어서서,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검증된 수련 체계 속에서 매순간 염염상속(念念相續)의 집중을 통해 창의적으로 천지자연과의 합일을 통해 변화시키면서 진리를 추구하는 수준 높은 종합예술로서의 수련법입니다.

국선도는 추상적이거나 사변적이지 않고, 구체적 현실을 토대로 인체주의적 입장에서 소우주인 인간의 몸과 마음을 닦아가면서 존재 의미를 찾고 하늘과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수련법인 것입니다.

국선도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은 이러한 국선도 수련문화의 가치와 배경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어떻게 하면 건강해질 수 있을까?”에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대부분 허리나 어깨, 목이 뻐근하고 아파서, 두통이나 불면증, 마음의 불안, 비만 등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도 먹어보고 침도 맞아보고 마사지도 받으면서 견딜 만큼 견디다가 주변 지인들의 권유로 찾아오게 됩니다. 이분들의 관심은, “얼마나 수련을 하면 좋아질 수 있는가?”, “수련 기간과 비용, 수련시간, 일주일 몇 회나 수련을 해야 하는가?”에 있습니다.

수련법이나 수련 정신, 수련 목표, 국선도 문화에 관한 관심은 건강이 좋아지면서 내면의 변화를 느끼게 되면서부터 차츰 갖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상당수는 입문조차 하지 못하고 수련을 중도 포기하게 됩니다. 탈락률만을 두고 본다면 국선도 입문과정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련에 탄탄한 뿌리를 내리고 빛나는 전통 수련문화에 입문하기 위해서 다음 몇 가지 점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 “수련습관”

건강유지의 첫째 조건은 규칙적인 생활이며 끊임없는 자기관리입니다.

생활 리듬이 깨지면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불규칙적인 생활은 정신 상태를 흐리게 하고 풀어지게 만듭니다. 마음의 구심점이 느슨하게 되면 골반, 척추, 어깨, 경추 등 몸을 지탱하는 중심이 뒤틀리게 되고 결국 몸은 불안정한 불균형의 상태에 놓입니다. 변형되고 경직된 몸의 근육과 구조는 쉽게 교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기혈순환운동으로 바로잡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련 습관이 먼저 몸에 베여야만 하는 것입니다. 조급하게 몸을 풀려고 서두르거나 무리하게 수련을 하는 경우, 또한 불규칙적으로 수련을 했다 안 했다 하게 되면 수련의 탄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련습관을 기르는 일은 국선도 수련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는 셈입니다.

  나) 무심(無心)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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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단순하면 수련하기 쉽습니다. 수련의 기본 원리와 큰 틀을 어느 정도 이해했으면, 몸으로 지혜를 얻고 수련의 이치를 터득해 나가야합니다. 하나 둘 따져가면서 이해하려고 하면 그것은 수련이 아니라, 탐구 수련이 됩니다. “行入은 쉽고 理入은 어렵다.”라는 말씀의 취지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선도 수련의 출발은 상허하실(上虛下實)과 수승화강(水昇火降)의 몸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생각이 많게 되면 상허하실과 수승화강을 할 수 없습니다. 기운이 들뜨게 되고 열기가 치고 올라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호흡을 머리 써가며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호흡이 될 리가 만무합니다.

   궁금증은 지도 사범님께 수시로 물어서 해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해소되지 않으면 『국선도』 I, II, III 권과 “삶의 길”이라는 국선도 교본(Text)를 통해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청산선사가 남기신 훌륭한 교본을 놔두고 잡다한 국선도 참고서적을 가까이 하는 일은, 남이 지어놓은 밥에 자신의 침을 섞어 씹어 놓은 음식을 받아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일견 소화하기 쉽고 곧바로 피와 살이 될 것 같지만, 오리지널이 아닌 secondary 참고서적은 언제나 진실 왜곡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명심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 과감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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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다 얻고도 생명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내 건강을 잃으면 가치 있는 것들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수련할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수련비가 부담스럽다.”라는 말들을 종종 듣게 되는데, 이러한 표현들은 하기 전에 한 번쯤 심사숙고를 하고 해야 하는 말들입니다. 자기관리는 모든 선택에 있어서 0순위 입니다. 따라서 자기 건강을 돌보는데 시간이 없다는 말은 "실로 정신 차리지 못한 무책임한 말"이 아닐 수 없고, 수련비가 부담스럽다는 말은 사명감 하나로 지도하는 사범님들의 사기를 꺾는 말입니다. 국선도는 영리 목적의 수련단체가 아닙니다. 평생회비라든가 특별수련 등등의 명목으로 수시로 돈을 요구하는 일이 없습니다. 국선도가 비영리 단체이라는 점을 언제나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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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날 우리 사회에서의 덕목은 공기단축과 비용절감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두 가지는 모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주요한 덕목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수련에 독이 되는 덕목들입니다. 수련은 이와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자신을 위한 수련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수련은 몸이 허해서 철따라 보약을 먹는 일과는 다릅니다. 진정 건강하고 진실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멀리보고 꾸준히 매일매일 밥을 먹듯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선도는 우리의 삶을 통째로 변화시켜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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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한계에 도전하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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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그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피땀 흘려 노력한 만큼 얻게 되는 것이며, 간절한 마음으로 구한만큼 자신감을 얻습니다. 수련은 몸을 풀어주는 기혈순환운동만 해도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집중력을 강화시키고, 순발력을 높이고, 지구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불퇴전의 각오와 결심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한계를 하나 둘 극복해 나갈 수 있으며 국선도 수련의 진정한 가치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대충해서 되는 일 없습니다. 극치적인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 그리고 도덕력은 흘린 피와 땀에 비례합니다.

마) 수련의 동반자-장애물

   수련을 하는 동안 생각지 않던 문제들에 직면하게 됩니다.

대부분 대수롭지 않는 문제들이지만 수련을 하게 되면 회사 일, 집안 일 때문에 너무 바쁘다던가, 어깨나 허리, 목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던가, 아무렇지도 않던 곳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다던가, 호흡이 잘 되지 않고 쉽게 상기된다던가, 인대가 늘어나 스트레칭 하는 게 힘들고, 수련이 재미가 없고, 몸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던가,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이 있고, 사범이 특정 수련생을 편애를 해서 꼴 보기 싫고, 정도 차이는 있지만 수련을 오래 하게 되면 몸과 마음이 극도로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등등의 이유로 힘들어 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수련하는 일이 이래저래 힘든 판에 이러한 신경 쓰이는 일들이 생기거나, 감기나 몸이 불편해서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 선생님이 “무리하지 말고 쉬라.”는 말을 듣게 되면, 가다렸다는 듯이 “아이고, 잘 됐네.”하고 수련을 쉬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중도 포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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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쉬어서는 안 됩니다.

쉬더라도 수련원에 나와서 쉬는 게 좋습니다. 힘든 문제들은 어디를 가나 있습니다. 수련 장애물들은 떼어낼 수 없는 그림자와 같은 것들입니다. 어느 순간 의식을 하지 않을 때 저절로 사라지는 것들입니다. 매순간 이러한 수련 장애물들을 극복하려는 확고한 의지, 꾸준함과 성실함이 있어야 초심을 잃지 않고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국선도 수련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인간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 규칙적인 수련습관을 갖고, 2. 무심한 마음자세를 지니며, 3. 자기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4.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면서, 5. 수련의 동반자인 장애물들 극복해 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극치적인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 숭고한 도덕력을 지닌 전인적인 인간으로 거듭날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