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

“밝돌선원” 건립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새로운 시작은 변화와 개혁을 필요로 합니다. 이 변화와 개혁은 언제나 힘든 과정을 수반합니다. 타성과 기득권 그리고 권위의식으로부터의 탈피가 전제되지 않으면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개혁이란 실로 가죽을 벗겨 내는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개혁은 언제나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누적된 불만이 강하게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문화는 발전해 왔고, 우리 사회 또한 진정한 민주적 의식을 지닌 선진사회로 진입해나가고 있습니다. 개혁은 아직도 도처에서 이루어져야 할 과제입니다.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사회 각 분야에서 크게 바뀌고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단순한 외부적 변화가 아닌 의식 내에서 일어나야만 하는 변화와 개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은 바뀌면서도 쉽게 바뀌어 지지 않습니다. 도적을 없앤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으며, 바퀴벌레나 모기를 박멸한다고 해서 이것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이치와 같습니다.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면 바이러스는 더욱 강한 모습으로 대적해 옵니다. 세상이 그렇습니다.

힘들게 대가를 치룬 개혁의 주체는 다시 타성에 젖게 되고, 새로운 세대는 다시 개혁을 부르짖습니다. 개혁의 본성이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변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변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 본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넘치고 지나치면 벌을 받고 토설하게 됩니다. 그것이 변화입니다. 누가 벌을 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지나침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며, 이 현상을 자연의 이치에 따른 변화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합니다.

이 욕구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바람입니다. 불완전한 존재로 생존을 위해 경쟁과 투쟁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로서는 “너나 내”가 평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룰 속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것이 세상입니다. 세상은 고정관념과 타성에 젖은 이들과 두터운 목에 힘주며 권위를 내세우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현상들은 실재가 아닌 우리 자신이 강해짐으로써 연기처럼 사라지는 현상일 뿐입니다.

밝돌선원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밝을 받아 자신을 통째로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밝돌법 수련터를 짓고자 하는 것입니다. 나이와 성별, 직위와 권위 다 내려놓고 갓난아이처럼 발가벗은 마음 자세로 밝받는 수련에 임한다면 변화와 개혁은 이미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 처하여 있습니다.

“힘들 때가 기회다.”라는 말들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역사는 힘들 때 발전하였습니다. 전환기가 되면 세상은 어지럽고 살기가 팍팍합니다. 숨쉬기조차 힘이 듭니다. 개혁은 이렇게 힘들 때 이루어졌습니다. 외적인 변화를 통한 개혁이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고 하나로 뭉쳐야 살 수 있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질 때 이루어 낸 것입니다. “너와 내”가 뜻을 합하고 한마음 되어 대아(大我)가 됨으로써 대광명 “밝”을 버린 만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 가운데 Cyanovirus 기원설이 있습니다.
깊은 심해(深海) 뜨거운 용암이 흘러나오는 주변에서 사는 바이러스가 시아노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황하수소를 먹고 산소를 배설물로 내 놓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이들 시아노바이러스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하여 바다의 산소가 증가하게 되었는데, 상대적으로 이들 바이러스는 자신들이 배설한 산소로 인하여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황하수소가 적어지고 산소가 증가하는 상황을 만들어 실험을 했는데 놀랍게도 시아노바이러스들이 서로의 몸을 합쳐서 하나로 만들더라는 것입니다. 상황이 악화되면 될수록 둘이 하나 되고, 다시 그 것들이 또 하나로 합하게 되어 단세포 바이러스가 다세포 생명체로 진화되더란 이론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동양란도 생존 상황이 어려우면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 꽃부터 피웁니다.

종족 보존을 위한 자구적 행동입니다. 《주자어류(朱子語類)》에 나오는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또한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밝돌선원이 건립되고 있습니다.

선원을 짓는 주체가 누가 되었던지 그것이 중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떤 용도로 무엇을 위해 만들어지는가 하는 점이 우리에게는 중요합니다. 밝돌선원은 국선도 연맹 소속이되 독립적 위치를 확보하면서 연맹의 대소사에 도움을 주고받는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선원은 그러므로 밝돌법 국선도의 순수한 구도정신을 지니고 수련하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그 뜻을 펼칠 수 있는 수련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뜻을 모아 한(큰) 꿈을 이루는(以小成大)하는 계기로 삼아 보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11월 16일

여의도 수련원

김내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