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체험기

서현아

제가 국선도를 시작하게 된 것은 당뇨병에 걸린 남편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6월 건강검진을 받은 남편이 당뇨병 진단을 받아왔고, 그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해 있을 때 시어머니께서 국선도를 권하셨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몇 년째 국선도 수련을 하고 계셨고 그동안 자식들에게도 기회가 될 때마다 국선도를 권해오셨는데,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오던 터였습니다. 그러다 이런 일이 닥치니 비로소 시어머니의 말씀이 귀에 들어왔고, 시어머니와 저는 한마음으로 남편을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설득에도 남편은 끝까지 응하지 않았고, 저라도 먼저 시작해서 제가 국선도를 통해 여러 가지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남편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국선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선도를 시작하며 가만히 제 몸을 들여다보고,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제 몸에도 사실은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마주하고 앉아 글을 읽는 일을 하다보니 관자놀이를 찌르는 듯한 두통이 이따금 찾아왔고, 어깨는 항상 뭉쳐 있었으며, 규칙적이지 못한 생리주기에 생활이 약간 불편해질 정도의 생리 전 증후군과 생리통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이 정도도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하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고 나 정도면 건강한 거라고 여기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국선도 수련을 하며 그게 너무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 느낀 변화는 두통이 사라지고 어깨가 조금씩 풀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머리와 어깨가 가벼워지니 일을 할 때 집중력이 한층 높아졌고, 이전보다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몸의 피로가 덜합니다. 집중적으로 가뿐하게 일을 처리하게 되니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다음으로 경험한 것은 생리 전 증후군과 생리통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들쑥날쑥해서 종잡을 수 없었던 생리주기 때문에 생리 전 증후군을 살피며 생리일을 가늠했던 이전과 달리, 생리 전 증후군 없이 지난번과 비슷한 주기로 생리통 없는 생리를 하는 것은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몸이 가볍고 편해지니 생활에 활력이 생기고, 마음도 몸만큼이나 가볍고 편안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이런 변화를 통해 그동안 몸이 보내는 작은 이상신호들을 가볍게 여기고 무시해왔던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이 신호들이 병으로 커지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국선도를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런 변화들을 겪었습니다. 지금 제 몸은 아직 어깨도 완전히 풀린 것이 아니고, 척추도 허리 쪽이 많이 굳어 있고, 고관절의 유연성도 더 많이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전호흡에도, 단전행공에도 많이 서툽니다. 하지만 가르침 받은 대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꾸준히 노력하면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지난 두 달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몸과 마음의 건강한 변화와, 그에 따른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